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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인이 생각하는 것을 생각한다.

We Think What das Man Thinks

남현정, 2025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며 수없이 타인을 바라보고, 그들이 바라는 것을 함께 갈구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욕망은 나의 것이 아닌데, 어느새 내 마음속에도 자리한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타인으로부터 모방한 욕망이 인간 실존의 본질을 어떻게 흔들고, 또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시각적으로 탐색한다.

작가는 다양한 환경적 맥락 속에서 인간의 존재가 어떠한 방식으로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모방 구조 안에서 변형되는지를 사유한다. 작품들은 사회가 규정하는 '세인(世人, sein)'의 관점—즉, 사회가 공유하는 정상성과 가치체계의 집합을 전제하면서, 그 속에서 발생하는 모방의 굴절된 욕망을 해부한다.

각 작품은 욕망의 기원을 추적하기보다, 모방이라는 과정 자체에 내재한 불안과 존재의 흔들림에 집중한다. 작가는 타자의 욕망을 반복적으로 복제하며 자신의 실존이 흐려지는 것을 자각하지만, 동시에 그 상실 속에서 다시금 자아를 재구성할 가능성 또한 태어난다는 점을 발견한다.

이 전시는 우리로 하여금 다시 질문하게 한다. '나는 정말 나의 욕망을 살아가고 있는가?' '타인의 시선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욕망을 부정하거나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욕망의 자각은 곧 실존의 회복이며, 모방의 구조를 통찰하는 행위는 타인의 욕망에 잠식되지 않은 '나'의 가능성을 회복하는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