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Existence Upright in Its Environment
김성호 (미술평론가), 2024
작가 김민정은 인간을 화두로 삼고 다양한 환경 속에서도 지켜 나갈 근원적 인간 실존의 문제를 탐구한다. 그녀가 관심을 가지는 인간은 개별적 인간이기보다 인간과 인간이 이룬 '공동체적 인간', 혹은 '사회적 인간'이다. 그녀는 사회적 인간이라는 키워드와 집단적 인간들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대표적 조형 언어로 삼아 '환경 속에 직립한 인간 실존'을 조형화하는 것이다.
작가 김민정은 일련의 '볼펜화'를 자신의 작품의 매체적 속성으로 삼는다. 연필, 볼펜, 목탄과 같은 매체는 전통적인 미술의 장에서 대개 드로잉 혹은 습작의 매체로 간주되어 왔다. 작가는 볼펜을 자신의 회화 창작을 위한 주요 매체로 삼고 종이나 천 위에 본격적인 작품 세계를 펼친다.
그녀의 작품 제목 〈root.route〉(2017~ )는 볼펜과 같은 소묘의 기초적 매체로도 작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녀의 볼펜화는 매체에 대한 '뿌리, 기원, 근본'에 대한 탐구이자,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미술의 '경로'를 찾아 나가는 것임을 반증한다.
김민정의 작품에서 '사회적 인간'은 집단화된 인간, 즉 군중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기호들이 군집의 방식으로 뭉쳐 있을 때 그녀의 '인간들'은 마치 한 그루의 거대한 나무처럼 보이게 된다. 그녀의 '사회적 인간', 또는 '환경 속에 직립한 인간 실존'은 드로잉의 분방한 인간 군상과 함께 생성과 소멸의 사이클을 자연의 그것처럼 이어 나간다.